"시골살이" "귀촌생활"

벽 속의 뾰로롱 인터뷰

유바카 2025. 5. 14. 10:50

오늘  아침, 이불샤워를 마지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집 안 여기저기 널려있던
그림액자와 소품들을 걷어 거실방 벽에 걸기 시작했다.


"시골집벽"

다 마치고 의자에 앉아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데, 마치 그들이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진짜로… 말이다.
그래서 나는, 대답하기 시작했다.

빗질하고있는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가 말을 걸었다.

"감정빗질 - 단테가브리엘로제티"

빗질을 하더니 내게 물었다.
“나 오늘 감정 너무 엉켰어. 머리도 같이. 나 진짜 이참에 머리카락 짤라버릴까?”
“어디 감정까지 다듬는 미용실 없어?”

그래서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있어. 좀 멀어. 그런데 조금만 더 빗어봐.
콱 짜르면 나중에 후회할걸? 너는 머릿발이야.
"그럼, 그럴까?”
나는 로제티를 겨우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이번에는 금빛 거울이 말을 건다.

"거울아거울아"

“너, 오늘도 네 표정 들여다봤니?”
"앗~아니"
"왜, 안보니?"
"솔직히 요즘은 내 얼굴 보는것보다
정원보는데 눈이 팔려있었어. 한번 볼래?"
"뭐,정 그렇다면ㆍㆍㆍㆍ보여줘보든가."

"유바카자연정원"

“꺄~~~~~이해해."
앗싸~~~~!!!!!
통쾌하게 거울을 이해시켰다.

아니 수탉 너는 왜 투덜거리니?

"유바카동화ㅡ사랑에빠진 수탉"

“오늘 내 꼬리 진짜 맘에 안 들어. 우울해!"
"왜 또? 암탉이 속섞였니?"
"그럼 그 색동꽁지 나 줄래?"
"뭐하려고?"
"니꽁지  나도 좀 달고 다니려고."
"푸하하. 너 진짜 못말린다."
"웃으니까 기분 좀 나아졌냐?"
"어라? 그러네."
"우울할땐 나 불러. 단 새벽엔 안돼."
수탉도 됐고
이번에는 리본 단 소녀가 나를  쿡 찔렀다.

"빈티지액자"


"눈을 왜 깜빡거려?"
“나 좀 뭐 달라진거 없어?"
"글쎄?"
"내 리본 괜찮지? 사실 오늘 나 스스로 묶은 건 처음이야.”
"오~그래? 잘했네."
"너는 오늘 스스로를 행복하게 하는데 성공했구나"
"그런거야? 아이, 기분좋다."

나는 오늘 이런식으로, 그림들과 대화를 나눴다

"벽장식"

이름 붙이기도 했다.
《벽 속의 뾰로롱 인터뷰》.
진지하지 않아도 괜찮고, 때론 엉뚱해도 좋은 인터뷰.
그림이 건네는 질문에 가볍게 웃으며 시작하지만,
늘 마지막엔 나를 향한 응답으로 끝난다.

"벽인테니어소품"

당신의 벽에도 말 거는 그림이 있나요?
혹은, 묻고 싶은 질문이 있나요?
그럼 오늘… 그림을 한 번 바라보세요.
그림이 말해줄지도 몰라요.

“너, 오늘 진짜 괜찮았어?”